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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29 21:07
생각의 전환
 글쓴이 : 행정간사
조회 : 421  
열두광주리교회 칼럼 - 생각의 전환 / 오대희목사

몇 달 전에 아내와 함께 기도원에 갔었다. 우연찮게 그 지역을 갔다가 기도원 팻말이 있어서 올라가 보았다. 기도원에는 나이 드신 장로님과 권사님 두 분이 살고 계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요즘은 예전처럼 성도들이 기도원에 오지 않는다고 하신다.

나는 말씀을 준비하거나 기도하고 묵상하기 위한 기도원을 찾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 기도원은 산속 깊이 있어서 참 조용하고 묵상하거나 집필하기에 참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기도원에 있는 숙소들을 사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았다.

기도원의 상태는 너무 열악했고 대부분의 건물은 너무 오래 되었고 리모델링도 하지 않아서  그 공간에 머물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조금 더 과장해서 표현하면 힐링하러 갔다가 공황장애 걸려서 올지 모를 정도로 열악했다. 기도원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은 참 좋은데 숙소가 머물기에는 너무 열악했다.

그때부터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별도로 떨어져 있는 방 한 칸의 작은 공간을 수리해서 쓰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거의 재건축 수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개발제한구역 내의 건물이어서 재건축이 어떤 지도 확실치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문득 차가 크면 차를 가지고 와서 기도원에 세워두고 차 안에서 말씀보고 집필하다가 자면 어떨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그런 차들이 있는지 검색해 보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차박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차박은 스타렉스와 같은 승합차를 개조해서 캠핑장에서 자도록 만드는 것인데 일종의 변형된 캠핑카이다. 알고보니 차박이나 캠핑카는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집 없이 차 안에서만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참 신기한 세상을 보았다.

만약에 스타렉스를 개조해서 기도원에 가지고 가서 거기서 말씀연구도 하고 기도도하고 집필도 하다가 가끔 라면도 하나 끓여 먹고 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그 안에서 과연 생활할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생각이 든 날부터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교회 앞에 세워 둔 교회 차 스타렉스에 틈만 나면 들어가 보았다. 비가 올 때 혼자 차에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서 있어보고 의자를 펼쳐서 한번 누워보기도 하고 만약에 이런 차가 생겨서 개조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혼자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며칠을 했는데 신기한 현상이 발생했다.

갑자기 내가 생활하고 있는 모든 공간이 너무 넓어 보이고 너무 커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한 번도 넓다거나 좁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차 안에서 생활한다고 생각하면서 활동하다보니 모든 공간이 넓게 느껴지지 시작했다.

내 사무실도 넓고 우리집 거실은 운동장이며 샤워시설이나 씻는 공간들도 얼마나 쾌적하고 넓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씻거나 글을 쓰거나 잠을 잘 때, 만약에 이 공간이 차 안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만 했는데 모든 공간이 너무 넓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삶의 질이 확 올라가게 되었다.

언제 가능해질지 아니면 생각 속에서 끝날지 후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생각만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가진 관점이 나 자신과 모든 상황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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