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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3-29 21:37
희생중독
 글쓴이 : 담임
조회 : 796  
칼럼 - 희생 중독 ( 오대희목사 )

최근 몸이 많이 아팠다. 원인을 잘 알 수 없었다. 어떤 분은 내 증상이 공항장애 같다고 했다. 우울증이 심했고 어지러움과 답답함이 계속되고 오한이 들기도 하면서 손이 떨리고 심장이 뛰기도 했다. 처음에는 갑상선 질병이 재발한 줄 알았다.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목회까지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왔다. 이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2주간 설교를 쉬었고 많은 책들을 읽고 상담도 받고 치료도 받았다. 이 기회를 통해 내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읽었다. 그러던 중에 중독이라는 부분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요즘은 걸핏하면 중독이라는 단어를 붙여 설명하지만 희생중독이라는 말이 나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나의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나는 관계중독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없고 오직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관계중독의 한 모습이다. 그 중에 희생중독이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과도히 희생함으로 자신의 만족을 누리려는 현상이다.

희생중독은 어떻게 보면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 같기도 하다. 타인의 유익을 위해 희생하며 섬김으로 그가 잘 되게 해 주는 것은 이상적인 그리스도인의 모습과 같기도 하다. 그러나 거기에 함정이 있다. 함께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베푼 자에게서 사랑이 돌아오지 않을 때 좌절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자녀를 위한 희생적인 어머니가 바로 대표적인 희생중독이시다. 자신의 형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자녀 잘 되기만 바라시는 그 모습이 어느 날부터 내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목회를 하다 보니 나의 삶은 항상 이타적이어야 하고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어야 했다. 그리고 이들을 돕고 이들이 잘 성장하는 것을 볼 때마다 큰 기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매번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기도하고 필요들을 위해 도운 사람들이 내 기대에 어긋날 때 느끼는 좌절감, 내가 열심히 섬겼는데 관련된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반응이 없을 때 나는 많은 마음의 고생을 했다. 이것은 다른 면에서 보상심리가 작용하여 사랑하며 베푼 모든 것들을 어떤 형태로든 돌려받고 싶은 마음이었고 그것이 좌절될 때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 것이었다.

남을 돕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행복해지지 않고 점점 더 마음이 황폐해진다면 그것은 문제인 것이다. 나는 나와 관련된 사람들이 희생하거나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보면 견디지 못한다. 차라리 내가 덜 먹고 내가 더 고생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교회사역에서도 그렇고 거의 모든 일을 대할 때 그렇다.

이번 교회 이동은 우리의 상황에는 분에 넘치는 규모였다. 할 수 있다면 성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나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몸부림을 쳤는데 그 결과가 육체의 병으로 다가 온 것이다. 목회에 있어서도 유사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렇게 돕고 섬기며 희생한 후에 결국은 마음의 병을 갖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나의 태도는 건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마음의 문제의 가장 바닥에는 희생중독이라는 것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상담사가 말했다.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자신이 기쁘고 즐거운 자신만의 일을 하세요” 타인중심으로 살지 말고 자기중심적으로 살라는 말을 했다. 상담을 마치고 상담실 문을 열고 나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를 위해 살자. 그러면 이제 뭘 하지?’ 순간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돌아보니 한 평생 남의 눈치보고 남을 배려하기 위해 살아 온 것 같았다. 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주고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사는 세상은 좋지 않나요?” 이렇게 묻자 상담사가 말했다. “목사님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사시네요.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이기적이어야 합니다.”

희생중독, 어쩌면 우리 예수님이 희생중독이 아니실까? 그러나 예수님은 희생하시고 기뻐하시고 받지 못하는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시지는 않으셨다. 결국은 내 인격이 문제였다. 예수님 흉내는 내면서 예수님의 성품은 닮지 못한 내 연약함을 돌아보게 하셨다. 이제 나도 다르게 살고 싶다. 섬김으로 상처받는 것이 아니라, 섬김 자체로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긍휼과 희생도 과도하면 병이 된다는 것을 배웁니다. 남을 잘 돕지 못하는 분들은 더 돕기 위해 힘쓰고 저와 같은 희생중독이 있는 분들은 균형을 찾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을 그때 성령님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모두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오대희목사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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