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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22 10:04
글쓴이 :
관리자1
조회 :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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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광주리교회 칼럼 - 추억여행 (오대희목사)
대구에 사는 후배 사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청년부때 마지막으로 만났으니 약 25년정도 지난 것 같다. 시골에서 어릴 때 주일학교를 같이 다녔고 청년부때는 개척교회를 함께 섬기기도 했었다. 지금은 사모가 되어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고향 친구들과 만남을 자주하는데 내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다고 했다. 너무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만날 날짜를 정하고 대구로 내려가게 되었다.
한 동생은 아직 그때 얼굴이 남아 있어 알겠는데 다른 동생은 전혀 얼굴을 알 수가 없었다. 서로가 옛날의 공통된 추억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고향동생들을 만나니 우리는 금새 주일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함께 했던 순간들을 이야기했다. 그때는 당연히 여겼던 것들이 지금은 참으로 신기한 것들이 너무 많은 것을 느꼈다.
이 두 동생은 교회에서 약 2-3km 떨어진 마을에 살고 있었다. 그때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걸어 다녀야 했는데 초등학교때부터 집에서 혼자 예수님을 믿으며 교회에 출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먼 거리를 초등학생이 혼자 오는 것도 신기하고 무엇보다도 집안에서 혼자 예수님을 믿으며 그 길을 계속 다녔다는 것이 그때는 당연하게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 당연한 일이 아니며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주일 오전에 교회가려면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것을 얼마나 많이 하지 몰라요’ 공룡이 싸우는 시리즈, 캔디, 로봇만화 등이 당시에 주일학교를 다니는 우리를 유혹했던 영화였다. 이것들을 다 물리치고 그 먼 길을 다녀 주일학교를 다닌 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다. 다리를 다쳐 깁스한 상태로 친구에게 업혀서 교회 간 이야기나 밤에 발표회가 있어서 어두운 밤을 둘이 같이 온 이야기는 이미 추억이 되었지만 지금의 믿음의 사람을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던 같다.
또 다른 동생을 만났다. 대구에서 개척교회를 섬길 때 내가 무척이나 아끼고 예뻐했던 동생이다. 지금 벌써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우리교회 집사님들의 나이와 비교해 봐도 이제는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데 그때는 나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아주 어리고 귀여운 동생이었다.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느낀 것은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자주 사용하는 말들과 사고들이 이미 청년부 때 그대로 하고 있던 행동과 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내 느낌은 이렇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고 말하면 ‘오빠가 그때도 그런 말을 했어요, 그때도 그렇게 살았어요’로 반복되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사람의 인성이나 성격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어느 자리에서 쓰임 받느냐에 따라 그 나타나는 양상이 달라질 뿐이지 태도와 성격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어릴 때 인품과 태도에 대한 바른 교육과 가르침을 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더 느끼게 된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친구들 그리고 동생들의 연락이 가끔씩 온다. 그러면 최대한 시간을 내어 만나려고 노력한다. 지금 아니면 어쩌면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기에 시간을 내어 만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들을 만날 때면 가장 감사하고 기쁜 것은 여전히 믿음생활 잘 하고 있는 것이 가장 기쁘고 고맙다. 자신이 속한 교회에서 충성스럽게 섬기며 자녀들을 믿음으로 잘 양육하는 모습들이 가장 기쁘고 고마웠다. 그리고 서로를 향해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들을 갖고 있음에 감사드린다. 그러기에 만남이 더 기쁘고 행복한 것 같다.
잠시의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수원으로 올라오는 기차를 타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마음 한 켠에서는 더 잘 보살펴주지 못한 미안함과 채우지 못했던 빈 칸들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가 그리움이 되어 내 마음으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잘 살아줘서 고맙고 믿음생활 잘 하고 있어 더 고마운 마음이 나의 애잔함을 달래주니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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