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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01 10:38
개척교회에서 작은교회로
 글쓴이 : 담임
조회 : 1,198  
교회 개척 설립 후 1년 반이 지나고 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언제 자랄 까 싶지만 금새 옹아리를 하기 시작하고 뒤집기를 하듯 우리교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이다.

설립 첫 해에 가진 가장 큰 두려움은 성도들이 떠나지 않을까에 대한 염려였다. 내 속에는 거부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혹시 이들이 교회를 떠나게 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은 그들이 나를 거부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첫 해 성도들의 모습은 마치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모습이었다. 함께 있지만 꼭 남의 집에 와서 자신이 어디에 앉아야 할지도 몰라 어정쩡하게 서 있는 그런 모양새였다.

개척교회의 인원치고는 적지 않은 인원들이 작년에 교회에 합류했다가 떠났다. 우리노회 개척교회 모임에 가니까 그분들의 교회사정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왜 떠났을까에 대한 생각이 나의 마음을 눌렀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에 대한 깊은 반성도 계속 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평안을 주셨다. 그것은 그들이 비록 떠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이 초기에 있지 않았다면 교회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동안 있어 준 것이 고맙고 그동안 섬겨준 것이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게 하셨다.

해가 바뀌면서 성도들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이제 자신의 교회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교회를 바라보고 성도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태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성도들을 향한 믿음과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개척교회에서 작은교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새가족들이 많이 왔다가 지나가고, 오고 가는 많은 사람이 반복되면서 점점 교회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교회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도들의 강한 응집력과 교회중심의 생활과 교회를 통한 하나님에 대한 충성심이 더 높아져야만 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은 담임목사가 기대한다고 일어나진 않는다. 다만 그렇게 계속 기도를 드릴 뿐이었다.

예전에 서울의 한 교회 목사님께서는 자기 교회 성도중에는 강원도에서 매 주 오시는 분이 있다고 자랑했다. 이 말은 그 성도가 이상하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회가 건강하며 강한 헌신도가 바탕이 된 교회라는 것에 대한 우회적인 표현이었다. 또 어떤 초대형교회는 매주 제주도에서도 오시는 분도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을 때 나의 마음속에 든 생각은 왜 나의 목회현장에서는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나의 목회현장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는 가에 대해 하나님께 물어보기도 했었다.

아직 우리교회는 지역으로 뿌리를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서서히 지역 분들이 전도되어 오시고 계시지만 여전히 조금 멀리서 오는 젊은 부부들이 우리교회의 축이 되고 있고 지역의 분들이 점차 전도되어 나오고 있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초기 개척교회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강한 응집력과 주님을 향한 충성심을 위해 기도드렸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고 감사한 일들이 교회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기부터 우리교회 성도들은 멀리서 오는 분들이 많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지역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중에는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집은 구리에 두고 수원의 교회까지 오는 집사님이 있었다. 인천에서 매주 오셔서 한결같이 자비량으로 섬기시는 목사님 부부가 계신다. 대전에서 매주 올라와서 주일학교를 가르치며 섬기는 자매가 있다. 대부분 서울, 분당, 안산에서 오지만 더 멀리서 오시는 분들 때문에 감히 명함을 내밀지도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분씩 떠 올리면 감사가 밀려온다. 그리고 조금 멀리 계신 분들 중에 교회 근처로 이사오게 되는 분들이 생기고 성도들의 집의 이동이 점점 교회중심의 반경으로 움직여지고 있었다. 일년 반동안의 변화들이었다.

최근에 우리교회는 또한번의 개척교회에서 작은교회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들의 마음과 태도의 변화들이었다. 한 집사님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지방 병원에 머물러야 했는데, 병원에서 외출증을 받아서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과 함께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예배에 참석하였다. 그 다음 주에는 인천에서 매주 오셔서 섬기시는 목사님께서 수술을 받으셨다. 예전에 다른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또다른 이상이 발견되어 올해만 두 번 수술을 받으셨다. 목요일 수술을 받으셨고 몇 주 쉬시기로 했는데, 주일날 사모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교회 예배에 오셨다. 왜 오셨나고 놀라서 물었을 때 목사님의 대답은 간단했다.

“하나님께 기도드려 봤는데, 교회 가지 말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더군요”

이제까지 많은 성도들을 보았고, 많은 목회자를 보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에 불편한 몸으로 예배를 사모하여 나온 성도를 나는 이날 처음 보았다. 실밥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에 와서 예배에 참석하는 목회자를 나를 이날 처음 보았다. 그날 내 마음에는 말로 표현 못할 감사의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하나님께서 우리교회를 더 아름다운 교회로 세워가시기 위해 이들을 사용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았고 지도자인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게 하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교회에는 여전히 일꾼들이 필요하다. 큰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엥겔지수가 너무 높은 이 시기는 빨리 벗어나고 싶다. 지금 우리는 원조시대에서 자립시대로 탈바꿈하기 위한 인계점을 돌파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르고 있다. 대부분 이 시기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한다. 이 시기를 지나 교회로서의 본질을 감당하기 위해서 더 나가야 한다. 아직 몇 번의 고비는 또 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우리는 주님을 향한 강한 응집력으로 충성심으로 극복해 가고자 한다. 지금도 함께 주님의 나라를 아름답게 세워갈 동역자들을 위해 나는 기도드린다.

 


2회 여름수련회가 진행 중이다. 성도들이 함께 교제하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고 기쁘다. 이들이 서로에게 좋은 영적인 가족이 되어주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하나님을 섬기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좋은 친구를 사귀게 해 주고 싶듯 이들에게 더 좋은 동역자들을 만나게 해 주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우리교회 한 집사님께서 처음 오셔서 나에게 한 말이 있다. “목사님과 함께 늙어가고 싶습니다.”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우리 모두 함께 열두광주리교회에서 주님 사랑하며 서로 사랑하며 그렇게 함께 늙어갈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이제 다음 인계점을 위해 우리는 서서히 전진할 것이다. 그리고 주님과 교회로 인한 성도들의 행복과 목회자의 행복도 더 커져가리라 기대한다.

 


추신 - 여름수련회의 귀한 섬김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담임목사로서 많은 사랑과 감동을 갖게 됩니다. 우리 함께 더 아름답고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며 후반기를 힘차게 전진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묵상은 이 칼럼으로 대신합니다. 오늘도 말씀안에서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

 


오대희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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