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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16 22:48
교회 개척으로 받은 은혜
 글쓴이 : 담임
조회 : 1,193  
교회를 개척한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내게는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작년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하루에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심리적인 갈등도 경험했습니다. 불과 1년전에 머물렀던 이전교회에 대한 기억이 까마득해지고 정말 내가 그 교회에서 사역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모든 상황이 다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개척하고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참 많습니다. 아마 개척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감사의 제목들입니다.

첫번째 감사는 예배드릴 수 있는 처소를 허락해 주심에 대한 감사입니다. 지금도 교회에 가서 기도할때마다 "이 예배처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기도하면 마음에 얼마나 큰 감동이 밀려 오는 지 모릅니다. 우여곡절끝에 아무런 연고없는 수원땅에 그것도 북수원에 와서 이 자리에서 예배드릴 수 있게 하신 은혜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필요한 물질을 구하고 거기에 맞는 건물을 찾고 인테리어, 가구, 음향 등등을 준비하고 유독추웠던 지난 겨울 마지막 자락에 그렇게 많이 청소했던 기억들이 지나갑니다. 예배드릴 수 있는 곳이 있음에 대한 이렇게 깊은 감사가 나올 줄은 예전에는 깨닫지 못했었습니다. 이 은혜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두번째 감사는 우리 성도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할때마다 이들의 헌신과 만남에 대한 기억과 사랑과 감사가 가슴에 밀려옴을 느낍니다. 기회가 되면 우리교회 성도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자 합니다.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의 특별한 헌신에 대해 나눌기회를 만들 것입니다. 늘 기도할 때마다 다윗이 다윗왕국을 건설할때 그를 도왔던 삽십명의 영적친위부대가 있었듯이 그러한 분들을 보내달라고 늘 기도드렸습니다. 우리 성도들로 인해 내 잔이 넘치는 기쁨과 감사를 느낌니다.


세번째는 가족사랑을 배울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사실 개척을 가장 주저하게 했던 이유는 가족이었습니다.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자녀가 잘되어 부모에게 기쁨이 되듯이 내가 그래도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교회에 담임목사로 청빙되어 가면 부모님이 기뻐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한 죄송함이 제일 컸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아내에게 개척교회 목사로서 고생을 시키지 않을까에 대한 염려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아들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인간적인 연민이었습니다.

개척이후 우리가족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축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매주 시골에서 올라 오시는 부모님은 교회의 성장을 직접 보시면서 기뻐하십니다. 설립이후 거의 매 주마다 새로오는 성도들과 방문자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부모님때문에 누나들이 자주 오게 되어 어릴때 가졌던 가족의 기억과 사랑의 회복, 그리고 기쁨을 공유하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 어린 두 딸, 수원에 와서 더 건강해지고 더 잘 지내는 것을 보면 이또한 하나님의 은혜가 큽니다.

물론 마음의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개척을 시작해서 2주동안 우울증이 와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때도 있었고, 예배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성도들이 없어 가슴이 타들어가는 고통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크지만 여전히 미래에 대한 염려가 나를 누를 때도 있습니다. 어제도 내린 만나, 오늘도 내린 만나이지만 혹시 내일은 내리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가끔 나를 누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염려들을 기쁨으로 바꿔 주실 주님으로 인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열두광주리교회를 통해 어떤 은혜를 부어주시고 어떤 일들을 이루실지 기대됩니다. 불안감과 기대감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배우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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