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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23 19:04
연약함의 은혜
 글쓴이 : 담임
조회 : 1,361  
나의 삶에 건강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 지가 꽤 되었다.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가장 듣기 싫은 말중에 하나인데 이제는 일상의 용어가 되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몸은 그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을 말해 주고 있다. 아프거나 병든 것은 결코 자랑이 될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건강의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자니 나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은 분들에 대한 결례라는 생각도 들지만 현재 건강의 문제는 나의 인생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주제였다. 그런데 이제 연약함에 대한 은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몸에 뚜렷한 노화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성들에게 있어서 60- 70대에 주로 나타난다는 증상들의 대부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고 작은 잔병들이 많았고, 교회 개척하기 일 년 전부터 갑산성질환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 갑산성은 병도 아니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치료해야 하며 무기력하게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므로 개척교회 목사에게는 치명적인 질환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갑산성질환으로 인한 은혜를 깨닫게 된 것이다.

정확한 병명은 갑산성기능향진증이다. 그리고 이차 질환으로 안구가 돌출된다. 병명을 알고난이후 가장 간절하게 바랐던 소원이 있었다면 안구가 돌출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안구가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안압이 높아지고 눈물이 나고 무엇보다도 눈 주위를 비롯해서 얼굴이 늘 부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얼마  집안 장례식이 있어서 참석했는데 친척형님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었다. 작고 가늘고 푹 들어간 눈이 커다랗게 튀어 나오니 사람들이 몰라보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개척한지 8개월을 지나면서 육체의 연약함이 주는 은혜를 배우게 되었다.
첫 번째는 포기의 은혜였다. 개척을 시작하면서 열심히 심방하고 전도하고 연구해서 빨리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마음이 많았다. 그러나 건강으로 인해 그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저 몇 명의 성도라도 모여서 함께 예배드리는 것으로 감사하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마음과 이 태도가 개척초기부터 모든 사역과 성도들을 대할 때에 여유를 갖게 해 주었다. 마음이 조급하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늘 조급하다. 이 포기의 은혜가 사역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 준 것에 감사드린다.

두 번째 감사는 위임의 은혜이다. 전문성이 있는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것이 평소 나의 소신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위임을 잘 하는 편이다. 그러나 건강의 문제로 인해서 이 위임이 더 확실하게 되었다. 이 위임은 더 많은 평신도 동역자를 얻는 결과를 가져왔다. 함께 이 일을 감당하며 나의 교회가 아니라, 우리의 교회가 되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역이 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세 번째 감사는 눈이 나온 것에 대한 감사이다. 눈이 작고 가늘어 힘이 없어 보였는데, 이제 내 눈은 부리부리한 눈이 되었다. ^^ 처음에 의사가 눈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참 불안했는데 이 눈도 자꾸 보니까 괜찮은 듯 하다. 개구리 왕눈이에 나오는 투투 같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 같다. 다만 두 눈이 나온 정도가 달라서 각 눈의 초점이 달라 보는 것이 힘든데 이것만 해결되면 괜찮을 듯 하다. 반평생은 들어간 눈으로 살았으니 이제 반평생은 나온 눈으로 살아도 좋을 듯하다.

네 번째 감사한 것은 주님의 은혜를 더 깊이 더 많이 느끼며 누리는 것이다. 배가 고플 때 밥 냄새가 더 구수하듯이 연약할 때 주님의 은혜가 더 크다는 것을 느낀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연약함을 이해하며 협력해 줄 수 있는 귀한 동역자들을 보내 주셨다. 나의 연약함이 이 분들의 가치를 더욱더 귀히 알게 했고 모든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나를 귀히 여겨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




센스있다 12-08-24 10:17
 
약한 것을 통해 귀한 은혜를 발견하시는 목사님~
그래도 속히 건강해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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